다른 글을 보고 장황한 물음에도 성실히 답변해 주실거라 생각이 들어서 써봅니다.
픽업을 바꿈질하는 게 참 여행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.
삘 받아서 막 이거저거 바꿔볼 땐 여기저기 다니는 게 즐거운 상태와 같다가도
이거저거 뭐 별로 다르지도 않구나 싶을 땐 이제 돌아다니는 거 귀찮고 집에 있고 싶은 상태 같달까요.
일단 제 기타는 2010년산 펜더 57리이슈 스트랫입니다.
넥은 7.25의 소프트V 에 정착했습니다. 딱히 넥을 가리는 건 아니지만 V 와 궁합이 역시 좋네요..
바디는 수수한 무늬의 앨더가 역시나 좋습니다.
이 기타에 픽업은 당연히 57/62부터 시작했습니다. 뭐 특별히 모난 거 없이 평범무난했죠.
지금 생각해보면 결국 튜닝의 끝은 순정처럼, 다시 돌아가는 길이지 않나 싶습니다.
애초에 커스텀샵 54 픽업도 갖고 있었습니다. 기왕 커샵이니까 달아보자 싶었습니다.
너무 쨍쨍거리기는 했지만 이 때만해도 주로 프론트나 프론트 하프를 쓸 때여서 그냥 괜찮았습니다.
다만 좀 매가리가 없달까요.
돈 때문에 팔아버리긴 했지만
그 다음에 거쳐간 안티큐티도 역시나 명불허전 좋았던 기억입니다.
지금까지 가장 오래 함께 하고 있는 건 태생부터 텍사스인 반잔트 픽업인데요.
생톤으로 기타 칠 일이 얼마나 있나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텍사스계열로 바꾸게 되었습니다.
쌩블루스 주자가 아니고서야 스트랫은 여러 페달과 함께 하는 게 당연하지 싶습니다.
그렇게 보낸 세월동안 리어와 리어하프를 주로 쓰게 변하기도 했네요.
제 기타톤의 전반적인 모토는 에릭 존슨이다보니 이펙터 체인의 컨셉이 거의 동일합니다.
세부적인 퍼즈나 드라이브의 톤이 좀 다른 정도랄까요. 공간계는 거의 동일하고.
결국 이렇게 오래 앉아 있다보니 문득 다시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 거나 마찬가지입니다.
처음에는 그냥 원래 하던대로 텍사스 스페셜을 할까 생각했었는데,
별로 다르지 않은 걸 선택하자니 왠지 돈 아까운 짓 하는 거 같기도 하고,
또 후기가 너무 없어서 '아, 텍사스가 이렇게 인기가 없었구나.' 싶기도 하고
그렇게 망설이게 되었습니다.
존 메이어는 당연히 좋아하기도 하고 재즈캣 픽업으로 경험도 있고 해서 나쁘진 않은데 살짝 고민되고,
소울 커스텀은 뭔가 확실한 실체가 다가오지 않는 느낌이라서, fat 50s 같은 느낌일까 싶은 생각 정도.
뭐 그래도 둘 다 이펙터 잘 받아줄테고 당연히 나쁠 리는 없다고 생각되긴 합니다.
그러다가 63을 고르는 게 그래도 정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.
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속마음 깊은 곳에 있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.
너무 순정한 느낌으로 돌아가는 게 걱정이 되긴 하지만, 완전 벨톤으로 가는 것도 아니니 괜찮겠죠 머.
오랜만에 여행을 떠나려고 하니 막 쓸데없이 심각하게 따지는 거 같아서 스스로도 별로죠 ㅋㅋ
너무 두서 없어서 이거 뭔가 싶으시겠지만, 결국은 다 해봐야 진짜 아는 거긴 하겠지만.
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~ㅠ,.ㅠ 엄청 고민되네요.